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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실제로 본인이 공부하는 방법을 포스팅 해본다. 몇번의 시행착오를 거치고 이제는 필자에겐 굳혀진 방법이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방법들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예전에 블로그에 소개했던 메타보카의 양면 변환법은 시도를 하다 접었다. 전문가의 경지에 오르지 않은 이상 빠른 속도로 진행해 나갈 수 없었고 그래서 세월아 네월아 결렸다. 그래서 본인의 단어를 머리 속에 입력하는 방법은 예전에 <공부에 대한 관점의 전환 (2)> 포스팅 중간에 소개된 방법으로 해오고 있다.
<공부에 대한 관점의 전환 (2)>
https://kth7390.tistory.com/523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사전을 펼치면 필자는 먼저 하는 것이 있다. 먼저 오늘 E로 시작하는 파트를 할 것이라면 이 지루하고 고된 입력의 작업 이후에 돌아올 보상을 떠올려 본다.
'오늘 알파벳 E 파트를 끝내면 나는 오늘 이후로 책을 보다 E로 시작하는 단어는 사전을 찾지 않아도 된다.' 자기 주문을 건다. 그리고는 이전 포스팅에서 올린 사전 알파벳 표에서 E 파트의 전체 구성과 각 양을 가늠한다.
첫 시작은 이렇게 출발 직전 고삐를 풀고 경주 할 트랙을 훑어보고 당근까지 충분히 준다. 완전한 자기몰입 상태에 돌입하기 전에 모든 것을 각성 상태에서 집중할 수 있는 정신상태로 만든다. 매우 지루하고 반복적인 작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물론 필자의 경우는 본적이 있는 단어인데 '아! 이런 뜻이였구나!' 하는 중간 중간 재미를 느끼기도 한다.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가 <공부에 대한 관점의 전환 (2)>에서 설명한 방법으로 시작한다. 초시계를 켜서 인위적인 압박을 준다.
<공부에 대한 관점의 전환 (2)>에서는 단어와 뜻을 번갈아 3번 보라고 했는데 본인은 조금 다른게 하는데 상기 사진처럼 해서 3번을 본다. 페이지를 펼치면 한 페이지당 2개의 단으로 나뉘어져 있다.(대부분의 사전들이 이렇게 구성되어 있음) 왼쪽의 단을 보며 시작한다. 빨간색 화살표처럼 진행하는데, 이탈리아어 단어를 눈으로 보면서 철자를 눈에 익히고 옆의 한글뜻을 본다.
이때 한글뜻을 확인 한 후 그 뜻의 실제 대상(catacomba면 지하묘지라는 한글 뜻 4글자를 글자로 인식하는 걸로 끝날게 아니라 진짜 지하묘지를 머리속에 떠올린다. 심상을 떠올려야한다. 형태와 재질과 냄새까지 가능하면 더 좋다)을 떠올리고 다음 단어로 넘어간다.
즉, 'catacomba - 지하묘지(4개의 문자로 구성된 정보 그 자체)' 로 머리속에 남으면 안된다,
'catacomba - 지하묘지+지하의 묘지 심상' 으로 한번 떠올리고/느껴보고/보고 넘어간다.
( 잠깐! 여기서 본인은 <공부에 대한 관점의 전환 (2)>에서 말하는 절대 속으로 소리를 읊으는 묵독을 금기하라 했는데 본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amare 라는 단어를 보면 '아마레'라고 음독해야지 에이, 엠, 에이, 알, 이 라고 하는 일은 당연히 없어야 한다.
첫째 이유는 이탈리아 단어를 보는 즉시 자연스럽게 속으로 읽게되는데 이것을 일부러 억누르기가 어렵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뇌의 활동을 일부러 억누르는 것 자체가 뇌에는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이 행위 자체가 공부에 독이 된다.
둘째 이유는 이태리어는 중국어(글자 하나가 하나의 이미지를 갖는 표의 문자)와는 다르게 '표음문자' 이다. 각 글자들이 소리이고 음절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이탈리아 단어이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묵독을 하는게 더 머리에 남는다. )
이렇게 왼쪽 단이 1회 끝나면 오른쪽 단으로 넘어갈게 아니라 방금 했던 왼쪽 단을 다시 반복한다. 그리고 이어서 오른쪽 단도 이런 방식으로 한다. 오른쪽 단의 2회 입력이 끝나면 바로 이어서 그 페이지를 처음부터 끝까지 본다(파란 화살표). 그럼 한단어를 3번씩 입력하는 꼴이 된다.
임의로 페이지를 뽑아 보았다. 상기 사진의 페이지에는 42개의 단어가 실려 있다. 하지만 양만 보고 숨이 턱 막힐게 아니라 24개의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상기 사진처럼 어원, 어미, 파생어에 의해 사실 그룹화가 가능해지고 많은 양이라는 부담감이 확 줄어든다. 예를들어 cataclism, catacomba, catafalco, catafascio, catalano는 cata(아래의, 지하의)라는 하나의 어미에서 파생된 것일 뿐이다. 이런 식으로 뇌에 부담감을 줄여준다.
이 느낌, 이 cata~의 느낌을 가져가면 된다. cata 어미처럼 어미들을 따로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기 위해서 사전으로 단어를 공부하는 것을 택한 것이다. 사전은 알파벳 순으로 만들어져 있으므로 당연히 자연스럽게 단어들을 보면서 스스로 공통 어원을 추려 낼 수 있고, 공통 어미의 의미를 유추해 낼 수 있다. 이게 사전 공부의 장점이라고는 옛날 포스팅에서 강조했다.
그러면 질문이 생긴다. 하나의 의미/어원/어미를 알더라도 그것에 파생된 5개의 단어가 있으면 결국 5개를 다 외워야 하는데 결국에는 빛좋은 개살구 소리하는 것 아닌가?
이 공부가 무엇을 위한 공부인지 알아야 한다. 본인은 이 3만 개의 단어들 철자를 다 암기하고, 쓸 줄 알고, 작문을 위해 머리속 한글을 이태리어로 바꾸는 작업을 위한 것이 목표가 아니다. 필자의 목표는 원어로된 책을 읽다가 그 단어를 만났을 때 무슨 의미인지 알고 넘어가는 것이 목표이다.
예를들어 이미 몇번 반복을 한 A파트의 경우, 책을 보다 A로 시작하는 단어는 알고 넘어간다. 사전 찾는 행위로 글의 흐름을 놓치고 시간적으로 손해를 보고 정작 책의 내용에 대한 공부를 하지 못하는 악순환을 벗어났다. 하지만 한글뜻을 누군가 물어보고 이탈리아 단어로 무엇인지 맞혀야 한다면 분명 거의 틀릴 것이다.
머리 속에 'apprendista → 견습생' 이란 정보(뉴런)는 잘 만들어졌고 몇번의 반복과 독서를 통해 확고히 다져졌지만, '견습생 → apprendista'라는 정보는 입력이 안되어 있으므로 견습생! 하면 이태리어로는 뭐지??? 가 된다. 왜 그런지는 우리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사람은 알 것이다. 뇌에게는 'apprendista → 견습생' 과 '견습생 → apprendista' 는 서로 다른 새로운 정보이다.
아무튼 필자의 목표는 글을 읽다가 apprendista를 만나면 견습생이라는 한글 의미를 인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 모든 단어 공부의 궁극적인 목표는 필자의 건축 공부를 위해 이태리어 원서 건축책을 읽어야 하기 위함이다. 이루고자 하는 구체적인 목표에 따라 적합한 전략과 효율적인 학습법이 필요하다.
이렇게 고생해서 입력한 어휘들의 복습은 예전에 포스팅한
<시험을 위한 공부? 공부를 위한 시험? 반복학습 보다 반복시험!>
https://kth7390.tistory.com/492
에서도 충분히 설명 되어 있듯, 시험을 본다. 2번의 반복보다 더 효과적인 것이 한번의 시험이라는 것을 안다. 또한 입력한 단어들은 독서나 공부를 하는 와중에 접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인출 경로를 통해 장기 기억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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