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7.2
다산 정약용은 18년에 달했던 강진 유배 시절 수많은 제자를 키웠지만딱히 문하생이라 할 만한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너무 깐깐한 스승이어서 대부분 견디기 힘들어 했고인맥을 활용해 출세해보려 왔다가번지수를 잘못 찾은 걸 알고 창 들고 방에 들어와 난동을 부린 사람까지 있다 하니 참 기가 막힌 일이지요.
다산이 주막 한켠에 초라하게 연 서당에 중년 남자가 한 아이를 앞세우고 옵니다동네 아전이었던 그 중년이 거듭 조아리며 맡기고 간 아이를 며칠 겪어본 다산은 그 아이가 예사롭지 않은 중심을 가졌다는 것을 눈치 채고 열심히 공부를 계속할 것을 권합니다.
열다섯 살 소년은 머리를 긁적이며 스승에게 속내를 털어놓지요.
"저는 글을 읽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제게 세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저는 머리가 둔하고. 앞뒤가 막혔고 융통성이 없는데 그래도 문사를 닦을 수 있을까요?"
이에 스승은 다정하게 답합니다.
"공부에 재능이 있는 사람에게 흔한 병통이 세 가지 있다. 외우는데 빨라 매사에 소홀하며 재주로 글을 지어 글이 들뜨고 빨리 깨달아 결이 거칠다. 네가 둔하고 막히고 답답하기에 내가 글공부를 권하는 것이다.
둔탁한 끝으로는 처음에 뚫기 어렵지만 한 번 뚫리면 막힘이 없고갇혔던 봇물이 한 번 터지면 흐름이 장대해지며답답함을 이기고 연마하면 더욱더 빛이 나는 법이다.
뚫는 것은 어떻게 하나? 부지런히 해야 한다
틔우는 것은? 부지런히 해야 한다.
연마하는 것은? 역시 부지런히 하는 것 밖에는 답이 없다.
마음을 확고히 다잡고 부지런히 부지런히 부지런히 해야 한다."
다산의 이 면학문을 삼근계라 부르며 평생 보듬고 산 이 소년은 후에 추사 김정희.초의 선사 등 당대의 명사들이 우러러보는 시인이 되었다고 합니다다산 정약용 이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했던 제자 황상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다산 정약용
예전에 담아두었던 letter 메뉴에 재 포스팅합니다. 예전에 마음에 두고 두고 새기려했던 글귀들은 시간이 지나며 흐릿해지곤 합니다. 이따금씩 메모를 다시 들여다보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달리기 선수는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매일 피땀을 흘립니다. 0.1초를 단축하기 위한 100km의 장고는 값지고도 아름다운 노고입니다.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부지런히 또 부지런히 자신을 갈고 닦움에는 때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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