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7.9
지금은 이탈리아 밀라노. 밤 1시경.
잠을 자는동안 신체는 회복합니다.
갖가지 입력기관으로 피로해질대로 녹초가된
뇌도 받아들였던 정보들을 정리합니다.
혈류속도가 느려집니다. 들숨 날숨의 주기도 길어집니다.
창밖의 세상 만물도 조용히 재충전의 긴호흡으로 바뀝니다.
낮동안의 강한 태양에너지는 사리지고 달빛 아래 모두 은은한 흰빛으로 보입니다.
색깔정보가 사라졌다는 것은 그만큼 적은 에너지가 발산되고 있다는 것일 겁니다.
자는동안 사고는 멈춘 채 신체만이 만물과 함께 느린 파동으로 회복을 합니다.
아침에 눈을 뜸과 동시네 세상 모든 에너지의 시작인 태양빛을 가장먼저 받아들이며
뇌와 신체는 밤과는 완전히 다른 모드로 바뀝니다.
몸에 혈류가 빨라지고 신진대사는 활기를 찾으며
뇌또한 교감,부교감 신경들은 칙칙폭폭 석탄을 떼우는 기차처럼 열을 올리기 시작합니다.
온몸의 세포들에게 모두 잠에서 깨서 각자위치로! 일들을 시작하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그런데 문제는 뇌라는 왕은
개미와 베짱이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모두가 똑같은 신하인지라
똑같이 동등하게 명령을 내리고 귀를 열어둡니다.
우리 모두는 베짱이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속의 암적인 이 존재는 아침에 눈을 뜸과 동시에
'전하~ 일부기관이 피로함을 상소하는 바...좀더 잠을 자는게 좋을거라 아룁옵니다'
오늘은 귀찮으니 대충 씻는게 어떨지,
가까운 거리 귀찮으니 차타고 가지머..
귀찮으니 필기는 됐어..
집을 나서기 전에 책상정리? 뭣하러해.
눈을 감기 전까지 그야말로 일분 일초가 시시각각 전쟁입니다.
종일 이들과 싸워야합니다.
정말로 생생하고 리얼하게 꿈을
이룬 모습을 떠올립니다.
오늘 하루도 뇌를 최대로 가동하고 싶습니다.
오늘 암기한 것을 내일 까먹지 않길 바랍니다.
오늘도 내 뇌는 명석하고 분석적이며 탁월했다고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어찌어찌 한국인으로 태어났고
한국인 고유의 성실함과 꼼꼼함과 투쟁력, 불굴의 의지의 DNA를 누구나 한국인이라면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그것들을 가동하려고
애쓰지 않는다면 우리의 뇌는 그 DNA스위치를
결국에 키지 못하고 지나칩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 눈을 뜸과 동시에
스스로에게 말해야합니다.
명확하고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오늘도 베짱이에게 굴복할건가?
오늘 밤 온 정신을 패배감에 휩싸여
내 인생의 아무짝에도 쓸모 없었던 하루로 남길텐가.
그저 하루 심시세끼 먹은 에너지 소비하고
다시말해 결국은 먹고 싸고한 것 밖에 없는
하루로 내줄것인가.
아니면 역사에 남은 처칠 혹은 링컨의 하루와도 같은 하루를 보내볼텐가.
밤에 책상에 앉았는데
많이 피곤합니다. 하지만 오늘 계획된 해야할 일들이 있습니다.
그만하고 자고픈 맘이 굴뚝 같습니다.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없다면
강제로라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도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누가 회초리로 저를 때리며 감시할순 없고..
그렇다고 가정이 있어 자고 있는 아기를 보고 오면 온전히 재장전 되는 아빠도 아닌데.
· · · ·
그러나 지금은 해야할때.
뇌의 감정선과 세포의 노화와 기억의 망각을 담당하는 부분이 있다면
일시정지하고 로보트나 컴퓨터처럼 잠시라도 작동하고 싶습니다.
글을 남기며 마인드컨트롤 해봅니다.
쇄빙선처럼 얼음을 깨부수고 전진 전진 합시다.
이탈리아의 밤. 고요합니다.
그리고 불꺼진 밤은 충분히 어둡습니다.
혼자서 조용히 공부하기 좋은 밤입니다.^^
"보다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 애쓰면서
사는 것보다 더 훌륭한 삶은 없다
그리고 실제로 보다 나아지고 있음을 느끼는 것보다도 더 큰 만족감은 없다."
-소크라테스
보다 나이지고 있음을 느끼고 싶네요.
안드레아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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