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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어휘'량에 대한 고민이 많은 이유는 현재 필자가 외국생활을 하는데 언어 실력 성장에 가장 큰 장벽이기 때문이다. 헬스 운동을 하면 초급 중급 상급 등으로 올라가면서 여러번의 정체기를 맞게 된다. 이 정체기를 어떻게 대응하고 처방하느냐에 따라 정체기 탈출과 함께 몸만들기의 최종 성공여부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영어', '중국어' 등 언어라고 하는 것에는 몇가지 구성 분야가 있다. 문법, 어휘, 듣기, 쓰기 등등
문법을 먼저 얘기해보자. 문법은 단어들을 배열하는 규칙이다. 그리고 그것은 양이 정해져 있다. 영어 문법책을 보더라도 보통 많아야 상,하 권으로 이루어져 있고 대부분 한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두꺼운 책도 있고 얇은 책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그 문법 교재들의 차례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비슷하다. 다루는 목차 항목들이 비슷하다.
문법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양이 한정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영어든 이탈리아어든 외국에서 2년 넘게 대학 석사 생활(직장생활은 경험이 아직 없어 확인불가)를 하면 문법책의 1과 부터 마지막 과 까지 왠만해서는 다 만나게 된다. 그리고 여러 과제와 작은 스크리트들을 하다보면 그 문법이라는 것이 늘 쓰던 것 안에서 쓰게 된다. 그리고 2년 정도 지나면 더 새로운 문법이란 게 없다. 새로운 것이라면 아마 문법 분야의 문제가 아니라 (문법 영역을 벗어난)구어체 표현들일 것이다.
이 시점에서 원서를 읽다보면 다음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 읽어는데 이해를 못했다면 십중팔구 어휘를 몰라서이다. 새로운 문법을 만나서 이해를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문장구조도 다 파악이 되는데 단어를 몰라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파악을 못한다. 필자가 현재 그러하다. 그게 원서를 독해하는 것이건 원어민과의 대화이건 마찬가지다.
수능에서 외국어영역 최상위권 학생들을 보면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에서의 싸움은 누가 더 어휘를 많이 아느냐 싸움이다. 그들 사이에 문법을 누가 더 많이 알고 모르고 논쟁은 없다. 그래서 그런 학생들을 보면 고3 때 영자 신문을 읽으며 감각만 유지하며 어휘 암기하는 것만으로 외국어 영역을 대비한다.
필자와 필자 여자친구 사이에서 있었던 일이다. 사전을 가지고 어휘 암기를 하는 필자를 보고 혀를 차며 효용없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이 방법의 원리와 이유 등을 설명했다. 하지만 그녀는 효과가 없을 거라는 의견을 고수했다.
필자 여자친구는 순수 이탈리아 여성이다. 갓 대학을 졸업한 사회 초년생이다. 이탈리아 사람이니 이탈리아는 당연지사 완벽할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영화를 볼 때면 이탈리아어보다 영어로 보는게 더 편하여 영어로 본다. 이탈리아 사람이 이탈리아어 보다 영어를 더 잘한다는게 의아 스럽다.
그녀의 현재 영어 실력 객관적 지표로는 CPE 라는 영어 시험을 통과한 것이 있다. 국내에서는 조금 생소한 영어 시험인 CPE는 영국 캠브리지 대학에서 만든 공인 영어 시험으로 IELTS 9.0 에 상응하는 시험이다. 이 시험의 존재는 필자도 몰랐는데 유럽 공통 언어 평가 기준인 CEFR기준으로 최상위 등급 C2인 시험이다. 참고로 토익과 토플 시험 만점이 C1 레벨인데 C2는 그 상위 레벨로써 즉, 토익으로는 측정 불가 레벨로 분류되 있다.
필자는 수능 언어영역에서도 1~5번 보기가 모두 답으로 느끼던 토토종 공대생이다. 늘 언어, 외국어 능력자를 보면 하나하나 뜯어 해부 해고픈 욕망이 넘치는게 문제. 곧바로 필자가 테스트 겸 영어 사전을 펼쳐 한국어로도 생소한 단어를 맞춰보게 했다. 몇번을 찍어 넘어가도 그러나 그녀가 모르는 단어를 찾기 어려웠다. 그렇다면 필자의 현재 발목을 잡는 이탈리아어 어휘량. 그녀가 외국어 어휘량을 그 수준까지 도달하게 된 방법이 궁금하다.
여자친구가 그렇게 된 배경은 '독서'가 큰게 영향을 미쳤다. 그녀와 이런 주제로 그동안 여러번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 '독서'로 인해서였다. 그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도시 외곽에 살았는데 여자친구 집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옆집 친구가 없는 생활 배경이였다. 그러다보니 학교가 끝나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집에서 영어 원서를 읽었다.
그녀 고향에 가서 그녀의 어린시절 읽었던 책을 보면 영어로 된 동화책, 만화책 부터 시작해 소설, 명작 소설 모음집, 잡지 등으로 분야와 단계가 넓혀져 갔었던 것을 확인했다. 가장 처음에 접한 것은 영어 문법인데 그것을 마스터하고 독서를 하면서 중학교 입학 전 이미 영문 박사 논문을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책을 읽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두꺼운 종이사전을 꺼내 일일히 찾아 가며 읽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필자는 그것이 궁금해졌다. 처음에는 거의 대부분의 모르는 단어 때문에 한장 넘기기도 어렵지 않았나? 어떻게 했나?
대답은 당연히 한장 넘기기도 힘들었지만 일일히 종이 사전을 찾아가며 읽었다고 한다. 그리고 수년이 지난 시점부터는 매일 나오는 단어에서 반복될 뿐이고 점점 새롭게 만나는 어휘량을 줄어들어 갔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얘기는 이미 우리도 익히 들었던 뻔한 얘기 였다. 어릴 시절부터 주구장창 독서를 했다하더라도 어떻게 그 수준의 어휘량에 도달 할 수 있단 말인가? 필자는 너무 궁금하여 작년부터 그 이유를 찾아내려 했다. 그러나 비법을 알고 나서는 이해가 가면서도 필자가 사용하기에는 어려울 거라는 생각에 마냥 유레카!를 외칠 수만은 없었다.
그녀 어머니와 몇번의 면담?과 자료들을 살펴보니 초등학교시절 언어능력이 생성되던 시절에 하교 후면 매일 같이 종일 방에서 혼자 밤새 책을 읽었다. 그렇게 이탈리아어와 라틴어, 영어를 동시에 접했고,어떤 날은 하루에 3권을 읽고, 10살 되던 해에 1년에 평균 미국 사이언스 저널 수준의 영어 원서 300권을 읽었단다.
언어가 발달되던 시기에 외국어를 접했다는 특수한 상황이 있었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 외국어를 접할 경우의 배경지식에 의한 장점이 있으므로 동점이라 치더라도,, 문제는 현재 외국인 성인이 하루에 원서 1권씩을 읽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 주제와 관련해 다음 자료는 나름 관심이 가는 인터넷 자료이다.
http://egloos.zum.com/studyit/v/1053002
포스팅 자료를 보면 흥미로운 실험 얘기가 나온다.
미국 Ohio 대학(Ohio State University)에서 중요한 실험이 있었습니다. 본 대학원에 유학하는 외국계 유학생 중 학업 능력에 따라 상/중/하 3그룹으로 나눈 후에 모든 그룹에게 3종류의 독해 지문을 제공하고 [...] 문제를 푸는 시험이었습니다.
이 독해 지문 중 2개는 교양 어휘 (Civilized Words, Educated vocabulary)로 구성되었으며 나머지 한 지문은 기술 어휘(Descriptive Words, Tags)로 작성되었습니다. 상위 그룹은 중/하위 그룹에 비해 교양어 어휘 지문을 거의 90% 이상 이해하고 해독했습니다. 물론 독해 속도도 빨랐고요. 한편 하위 그룹은 불과 40% 미만의 이해력과 낮은 독해 속도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상/중/하 그룹 모두 매우 낮은 이해력을 보인 지문이 있었는데 그룹 전체가 불과 22% 미만의 이해력을 보인 기술 어휘 지문이었습니다.
반면 별도의 원어민 그룹은 교양 어휘 지문 이해력에서는 불과 80%만을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외국 유학생 상위 그룹에 비하면 저조한 실력이지요. 하지만 원어민 학생들의 경우 기술 어휘 지문에서 무려 100%에 가까운 이해력을 보였습니다. 당시 이 실험을 주도했던 Walter Ong 박사 - 이름이 특이하죠? 하지만 Reading 분야의 3대 석학 중 하나입니다 - 는 원어민과 외국인의 경우 어휘에 반응하는 과정이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 차이는 어휘 학습의 순서에 따라 차이를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필자와 같은 예전에 올렸던 요즘 느끼는 언어실력 상황과 얼추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이탈리아 일반 성인들을 모르는 내 전공 분야의 고급 어휘는 알고 있지만 '기술 어휘' 분야인 일상의 대화에서는 언어의 장벽을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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