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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건축 대학 엿보기] 이탈리아 밀라노공대 학생들은 도면을 어떻게 짤까? -사방으로 열린 고층주거 (2)

5. 유럽 생활 정보/이탈리아 유학

by Andrea. 2020. 5. 12.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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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골구조, 25층 건물

이어서 다른 이태리 학생의 평면을 보자.

메인층 평면

 

공용동선 부분

중앙의 코어부분부터 이상한 점이 눈에 들어온다. 가운데 코어로부터 양쪽으로 복도가 뻗었는데 그 공간을 삼분할 해놓았다.

이로 인해 이 공용공간 부분이 무슨 공간인지 모호해졌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복도를 만나고 각세대로 들어가는 개념이 아니라, 코어에서 나와 각 세대로 들어가기전 하나의 공간(장소)를 주려고 한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이 공간의 정체를 알 수가 없다. 통상적으로 건물의 유형과 함께 고려했을 때 보기 힘든 공간이며, 어떤 의도에서 하나의 매개공간을 주려했다 치더라도 무슨 공간인지(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인지, 그냥 지나가는 공간인지) 이해가 힘들다.

세대구성

세세한 것은 넘어가고 눈에 띄는 부분들만 살펴보기로 하자.

투룸A

상기 투룸을 보면 집에 들어서면 먼저 현관 같은 공간이 있다. 이 공간에서 거실로도, 침실로도, 화장실로도 갈 수가 있다. 이 공간은 엄밀히 말하면 현관은 아니다(실내에서도 착화생활을 하는 이탈리아에서는 현관이라는 공간이 보통 없다).

이탈리아에서는 복도와 분배공간(distribuzione, distribution)이 주거평면에서 낯설지 않게 등장한다. 현관의 기능도 하니 간단히 이 세대의 아트리움 같은 공간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이 공간에서 각 공간으로 진입이 이루어진다.

이 건물의 경우, 모서리의 집들은 필시 구석에 무엇을 놓느냐에 따라 그 두개의 면이 외기를 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므로 공용공간(거실이나 식사실)을 우선적으로 모서리에 배치를 하게 된다.

그런데 이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거실이라 할 경우, 거실이 현관에서 분명 멀어질 것이다. 이 점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애초에 오리지널 평면을 설계한 건축가가 의도한 개념이 따로 있었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투룸B

투룸B 타입의 세대이다. 큰 문제 없어 보인다. 여기서 이탈리아 거주 문화가 한국 나아가 다른 나라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왼쪽 구석에 부엌이 있는데 한국 아파트라면 저렇게 벽을 두고 구분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다른 점은 침실로 들어가기 전에 작은 공간이 있는데 이 공간에서 화장실과 침실 둘다 진입이 가능하다. 앞서 말한 분배공간이다.

포룸

일반적인 이탈리아의 아파트 모습이다. 긴 복도를 두어 각 방들(야간영역)으로 동선이 분배된다. 이 세대의 가장 큰 아쉬운 점은 현관이 복도를 향해 있다는 것이다. 집에 들어서서 어떻게든 밝고 넓은 거실을 맞이하면서 자연스럽게 집 전체를 인식하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이 보이는데 아쉽게 되었다.

부수적으로 부엌과 부엌 옆의 작은 저장실이 저렇게 된 이유는 구조기둥 때문인 것으로 보이나 가능하면 부엌을 따로 방으로 만들어 줘야 하는 이태리의 보편적인 문화에서 가장 불편한 부엌이 되어버렸다.

거실의 가구 배치도 조금 아쉽다. 거실을 보면 부엌(장소C)과 머무는 공간(장소A) 사이로 사람들이 지나다니게 생겼다.

쓰리룸

이 쓰리룸의 경우는 가장 어설픈 집이 되었다. 모서리 부분에 거실을 두는 것은 불변의 요소라 치고, 입구를 어디에 두냐와 야간영역(zona notte)와 주간영역(zona giorno)의 배치설정에 따라 완전 다른 집이 될 것이다.

이 세대의 경우 상기 사진처럼 설정함과 동시에 여러 제약이 만들어졌고, 전체 집의 구조가 이상해졌다. 모서리 집의 경우, 기존의 제약들은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고,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모서리 집의 경우, 그 특수한 상황을 고려 야간영역을 몇개로 쪼개든지 그외에 다른 방식으로 풀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 원룸의 경우는 현재의 조건에서는 최선의 결과로 보인다. 공용공간을 최대한 전망이 좋은 곳으로 내주고, 화장실 또한 거실로 바로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그 외 부수적으로 거실가구의 배치가 좀 이상한 모양새이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철골구조,25층' 평면에 대한 마지막 포스팅으로 오리지널 평면과 건축가가 어떠한 의도를 구현하려 했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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