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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기] 4주차 - 혼자서 해보도록 던져진 3일간의 버밍험 Cliveden St 학생 기숙사 사업성 검토안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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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06 - 08/10

4주차

 

4주차가 시작되었고, Dover St 프로젝트 몇가지 드로잉에 전념했다.

 

그러다 3일 동안 잠시 다른 프로젝트의 사업성 검토(Feasibility Study)안을 한번 혼자 준비하라고 지시가 내려졌다.

 

테마는 학생 기숙사였고, 7층 높이 정도의 대학교 학생 기숙사 프로젝트 였다. 예전에 함께 해오던 건축주가 관심 있는 땅과 사업이라 요구를 해왔기 때문이다. 본인 스스로 학생 기숙사를 한번 마음껏 방을 배치하고 러프하게 설계해보라는 의미에서 즐기라고 조언을 해주었고, 한번 테스트의 성격도 담겨진 지시였던 것 같다.

 

영국 남부 지도

1. 주어진 사이트에 2가지 필지에 대한 7층 짜리 학생 기숙사 2개 안을 준비할 것

2. 주어진 영역 안에 최대한의 방 갯수를 획득할 수 있는, 경제성을 고려한 평면을 짤 것

3. 건물 내부 프로그램이 문제없이 작동하도록 실현 가능한 평면을 짤 것

4. 건축법에 구여받지 않고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최대한 동원해 하고 싶은대로 짜볼 것

 

버밍험 구도심 중앙에 위치한 빅토리아

버밍험시는 런던에서 북서쪽으로 약 160Km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영국에서 두 번 째로 큰 도시이다. 한국으로 치면 서울과 대전 정도로 보면된다.

 

예전에 산업도시로서의 화려한 영광을 뒤로하고 쇠퇴기를 걸쳐 현대 도시로의 발전에서 뒷걸음치던 버밍험시는 도시 재생 및 몇가지 새로운 도시의 미래상을 향해 개발되고 있는 과정에 있다.

 

버밍험 옛지도, 1778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버밍험은 산업도시이다. 한국으로 치면 울산과 비슷한 운명을 겪었다. 특정 공업 지구로써 자동차 산업단지로의 도시의 운명을 맞이해 산업을 기반으로 발전되어온 대도시이다.

 

버밍험 운하

여느 도시와 마찬가지로 도시의 생명줄과 같은 주요 산업이 시대와 함께 쇠락함에 따라 도시의 생명력도 수그러드는 운명을 맞이했다.

 

그 이후 버밍험은 전통 산업의 대체산업으로 문화, 쇼핑, 관광, 금융, IT 등을 육성하는 도시 재생 전략을 선택하며 새로운 도시 정체성을 부여하기 위한 노력의 과정하에 있다.

 

버밍험 위성 사진, 주요 도로 및 프로젝트 위치

가장 먼저 착수한 작업은 필요한 프로그램들과 요구되는 면적들이다. 혼자힘으로 조사를 통해 기본적인 배경지식이 갖춰지고 상사들한테 대략적인 검사를 받았다.

 

본인 디자인에 수정과 조언을 해주는 상사들

경험이 전무했던 본인의 평면 계획은 상당부분 수정해야 했고, 여러번의 검사를 받으며 오가는 얘기와 스케치를 통해 많은 지식을 습득하게 되었다.

 

보통 한개의 공동 식당에 5~6개의 방으로 구성되 클라스터가 구성되고, 각 클러스터는 독립된 복도를 가져야 한다는 등의 지식들이였다.

 

2개의 필지를 대상으로 계획되는 학생 기숙사 메인층 평면과 제 3의 사이트의 작은 아파트 평면

축척된 경험에서 1.5m의 복도 폭에 5미터 넓이의 방...최소 27m² 이상의 공동 식당이 되어야 할 것 등등...

 

상사들과의 몇번의 검토를 거치고 둘째날 보스인 회사 대표 스티브에게 검사를 받는다. 스티브에게 검사를 받을 때는 코어부터 모든 방 배치가 한꺼번에 뒤엎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없다는 것을 아는 스티브는 곧바로 모범 답안 스케치를 트레싱지(건축용 투명 용지) 슥슥 그려나간다.

 

1개의 필지를 대상으로 했을 때의 학생 기숙사 평면

처음 구체적인 사이트 평면도를 받았음에도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그의 스케치는 굉장히 날렵하고 빠르다. 오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대략적인 대지만 주어져도 방 구성과 코어 디자인과 각 부분들의 연결 등이 마치 익숙히 알고 있던 대지였던 것처럼 그려진다.

 

각 실 면적 및 기능별 실 갯수 등이 레빗이라는 프로그램 안에서 자동으로 산출된다

이 작업은 많은 자료를 요구하지 않았고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주어진 땅에 얼마나 많은 실을 넣을 수 있는지 였기 때문에 레빗 프로그램에서 '스케줄'이라는 기능을 익숙히 사용하는게 관건이였다.

 

학생 기숙사 대안 1

레빗에서 '스케줄' 기능은 3D로 만든 건물의 면적 같은 정보등을 편하게 레빗 프로그램 내에서 자동으로 계산하고 표와 같은 양식으로 제출되는 기능이다.

 

학생 기숙사 대안 2

학생 때 혼자서 '스케줄'이란 기능을 한 두번 사용해본게 다인 본인은 이번 경험을 통해 새로운 기능들을 익히게 되었고, 몰랐던 기능을 익히게 되는 즐거움도 얻었다.

 

사업을 따내게 되면 어떤 식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될지 간단한 청사진을 보고자 몇가지 케이스 스터디도 이루어졌고 사내에서 자체적으로 입면 디자인 등의 의견을 서로 나눈다.

 

주어진 대지에 가상의 건물을 올려 점쳐보는 청사진

3일 이라는 시간은 숙력된 사원에게는 하루정도 더 주어진 시간이였고, 본인같은 신입사원에게는 얼추 마감을 혼자 해낼 정도의 시간이거나 약간 촉박한 시간이였던 것 같다.

 

회사 대표와 상사인 얀은 혼자 뚫어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 생각하고 한번 내게 많은 자유도를 주면서 혼자서 해보도록 이번 기회를 준 것 같다.

 

사업 검토안 보고서 1

3일 이라는 시간은 숙력된 사원에게는 하루정도 더 주어진 시간이였고, 본인같은 신입사원에게는 얼추 마감을 혼자 해낼 정도의 시간이거나 약간 촉박한 시간이였던 것 같다.

 

회사 대표와 상사인 얀은 혼자 뚫어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것이라 생각하고 한번 내게 많은 자유를 주면서 혼자서 해보도록 이번 기회를 준 것 같다.

 

사업 검토안 보고서 2

훗날 이 사업이 실제로 현실화 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본인 손을 통해 가능성의 씨앗이 뿌려진 이 계획안이 훗날 다시 재회하기를 기대하면 그때는 엄마?와 같은 애정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 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떤 프로젝트가 탄생되고 사장되는 운명이 전적으로 건축가의 손에 달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떠한 건축 대지와의 첫 만남은 마치 그 땅에 어떠한 생명을 불어넣고, 어떻게 도시를 변화시킬지에 대한... 

 

도시의 앞으로의 운명에 개입하고 그것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큰 기대감과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인간사의 만남과는 또다른 종류의 매우 설레는 만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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