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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꿈을 꾼다는 것은 영어를 잘 한다는 것?

6. 공부 방법론/공부 방법론

by Andrea. 2020. 5. 13.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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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19

 

프롤로그

영어로 꿈을 꾼다는 것은 영어를 잘 한다는 것? 인가하는 얘기를 본인의 경우에 비추어 본다면 이탈리아어로 꿈을 꾼다는 것은 이탈리아어를 잘 한다는 것인가?라는 말이 되는데
본인의 대답은 No 이다.

갑자기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유학을 하며 늘 가졌던 생각인데 때마침 엊그제 이탈리아어로 악몽을 꿨다. 깨어난 후 놀란 가슴을 달래고 포스트 하고 싶은 생각이 났다. 본인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함께.

예전 우리 아버지 세대에 이슈가 되었던 000 영어의 대표 홍보 문구가 '영어로 꿈꾸는 날까지' 이런 문구 비슷한 게 있었다.

본인은 이탈리아어로 꿈을 꾼다

본인은 이탈리아어로 심심치 않게 꿈을 꾼다. 하지만 단연코 본인은 이탈리아어를 잘하지 못한다. 괜한 겸손 떠는 얘기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나 자신을 보며 확신한다.

우선 본인이 평생 살아오며 특히나 언어와 관련해서 부족함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어릴 때 책을 많이 안 읽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 늘 유일하게 본인을 괴롭히던 영역이 언어영역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괴롭히던 비문학 영역

본인은 고등학교 3년 동안 늘 언어영역 1등급 한번 받아보는게 소원이였다. 그러나 2등급이 본인이 받아본 최상의 등급이였다. 출제 영역이 거의 정해진 고전 문학 영역은 나올게 뻔해 잘 틀리지 않았다. 늘 괴롭히던 영역은 비문학 영역이였다.

수능 언어 영역 비문학 지문을 보면 예를 들어 설명문의 경우 여러 단락이 실린다. 지문에 딸린 서너 개의 문제를 파악하고 긴 지문을 읽기 시작하면 이때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한 단락을 읽고 그 단락을 이해했다면 그 단락이 결국 무슨 내용인지 알아야 한다. 누군가 물어본다면 무슨 얘기를 한 단락인지 한두 문장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근데 본인은 늘 읽은 단락이 결국 무슨 얘길 하고 있는지 잘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이런 간단한 블로그의 포스팅에도 단락별로 나누어 글쓰기가 매끈하지가 않다.

또 다른 문제는 한 단락을 읽고 다음 단락을 읽고 또 다음 단락을 읽다보면 글 전체가 어떤 흐름으로 가고 있는지 전체 구성이 어떻게 가고 있는지 파악이 되지 않는다. 절대적으로 언어능력을 관장하는 지적 능력이 부족한 탓이다.

수능 언어와는 다른 또다른 차원의 좌절감을 맛보다

또다시 좌절감을 느꼈던 경험이 있다. 당시 제주도에서 상경한 친구들 중 두 명이 각각 행정고시와 외무 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는 다함께 고등학교를 지낸 친구였는데 가끔 고시촌에서 만나 서로의 고달픔을 달래주곤 했다.

그런데 그 시절 하지 말았어야 할 짓을 하고 만다. 아마 고시 기출 문제를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예를들어 외무고시만 보아도 언어논리 영역 문제들을 보면 수능 언어 영역과는 비교 불가한 난이도를 자랑한다.

늘 언어에 대한 한이 있었던 본인은 오기가 생겨 친구들 책상에 놓인 언어 논리 문제들 테스트를 해보곤 했다. 그런데 10개 중 하나 맞추기도 어려웠다. 심지어 맞춘 것도 왜 그게 답인지, 다른 보기들은 왜 답이 아닌지 이해가 버거운게 아닌가. 실로 충격을 받았었다.

꿈은 꿈일 뿐

본인은 나 자신을 너무 잘 안다. 분명 본인의 이탈리아 실력은 좋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이탈리아어로 된 건축 서적을 읽는데는 어려움은 없다. 하지만 작문, 회화에는분명 한계가 있다.

그 이유는 본인의 3년 동안의 유학 생활 패턴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이곳에서 한국어를 거의 쓴 적이 없다시피 지냈다. 3년 동안 본인은 건축과 학우들과 의 건축에 관한 대화, 이탈리아인 여자친구와의 생활 대화, 이탈리아 건축 서적 독해 이렇게 3가지로 한정된다.

그 세 분야에 특화되어 있어 그 외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그런 본인이 이탈리아어로 꿈을 꾼다. 이탈리아어로 꿈을 꾼지는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가끔 꿈을 꿀 때면 거의 이탈리아어로 꿈을 꾼다.

결국 꿈은 현실에서 보고 들은 경험 및 정보들의 재결합일 뿐이다. 즉 서두에서 말한 영어로 꿈을 꾸면 영어를 잘하는 것이라는 명제는 절대 진리가 아니다. 꿈은 꿈일 뿐 언어 실력을 증명하는 척도가 되지 못한다. 그리고 언어 능력이 부족해도 외국어로 꿈을 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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