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15
띠라미쑥 님 블로그의 글을 스크랩한 것입니다.
드디어 고대하던 소포가 9일 만에 도착했다. 책 두 권과 아이브로우 펜슬. EMS 프리미엄으로 받으려 했지만 가격이 6만 원 돈이라서 포기하고 사람들이 추천하는 국제소포로 받았다. 요금 2만9천원.
박스 뒷면을 보니 길에서 자주 보던 SDA 마크가 찍힌 종이가 들어있는 걸 보니 poste italiane에서 이 회사에 하청을 줘서 택배 비슷하게 전달하는 것 같다.
그래서 비쌌군.
아무튼 박스가 위에 쬐끔 찢어져 있는 게 약간 불길하긴 했지만 다행히 내 아이브로 펜슬은 그대로 있었다. (원래 화장품 걸리면 세금 내야 한다. 휴~)
다른 사람들 왈, 안에 비싼 거 안 들어있고 가격 30유로 미만으로 적어서 보내서 무사히 통과한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는 이탈리아니 언제나 방심하면 안 된다. 내 소포가 국제 미아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니. 내가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한글로 쓰인 책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디 갔다 팔라고 해도 뭔 소린지 알 수가 있어야지..
그래서, 이태리 초보 유학자들에게 고한다. 한국에서 절대 소포 받지 말라고. 특히, 음식이나 의류 같은 건 절대. 어찌어찌하면 올 수도 있는 데, 오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한 번 아저씨 놓쳐버리면 차 없으면 못 가는 우편 집중국 이런 데로 찾으러 가야 하고 그리고 재수 없으면 세금까지 내라고 하니.
주변에서 소포 때문에 애끓은 사람 여럿 봤으니, 두통 없이, 발 뻗고 편히 잠자고 싶은 사람은 그냥 한국에서 소포 받는 거 포기하고 살라고 하고 싶다. (If you want to have a headache, ask your family to send a package to you in Italy) 내 독일 친구, 자기 할머니가 살아생전 여러 번 부친 편지조차도 도착하지 않은 게 이탈리아다. 그런데 소포라고라~~
우리 아버지가 하신 말씀 "뒷 주머니 지갑 넣은 순간, 그 지갑은 니께 아니야"을 응용하자면, "이탈리아에 소포 보낸 순간, 그 소포는 니께 아니야"
최근 생각한 것인데 이탈리아 우체국 부패의 원인은 아마 짜고 치는 고스톱, 즉, 일하는 사람들이 다 일가친척이기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싶다. 공채 그런 것 따위는 아예 없고 친지 소개로 알음알음으로 들어가는 곳이고 한번 들어가면 절대 안 나온다고 하기 때문이다. (뜨악!)
비단 우체국만이 아니라 모든 공무원이 그런단다. 이곳이야말로 줄 잘 서고 빽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곳임을 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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